우리 애기는 지금 두돌을 앞둔 22개월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2개월을 한 시도 순탄하게 보낸 적이 없다.
그 와중에 아직도 생생한 건 어느날 새벽 갑자기 울어재끼는 아이를 영문도 모른 채 달래면서 괜히 나의 탓인 것 같아 자책감으로 괴로웠던 기억이다.
응급실을 가야하나 뭘 어떻게 해야하나 정신없는 와중에 전에 인터넷에서 넘겨보았던 배앓이가 생각났고, 그 때부터 배앓이 관련해서 이것저것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날로 나의 분유 떠돌이 생활이 시작되었다.
1. 파스퇴르 위드맘 100일
내가 지냈던 산후조리원에서 분유는 두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었는데 남양과 파스퇴르 였다.
남양제품은 일단 사용하지 않아서 파스퇴르를 선택했는데 유산균이 포함되어 있고 가격도 행사를 많이해서 무난하게 먹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먹였다.
가격은 34000원인데 조리원에서 교육을 듣다보면 아기용품회사에서 교육을 하면서 자사제품을 홍보하기도 한다.
파스퇴르 역시 조리원에서 여러 프로모션으로 싸게 구입가능하다. 지금 기억으로는 2만원대 중후반으로 구매했던 것 같다.
나는 일찍 단유를 했기 때문에 아이가 분유를 거의 초반부터 먹어서 분유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고 잘먹었다.
하지만 그 끔찍했던 배앓이 밤 이후 남아있는 분유마저 바로 처분했다.
2. 노발락 AC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노발락 AC라는 배앓이 방지 분유로 특수분유를 알게 되었다.
프랑스에서 제조되고 정식 수입처가 녹십자다.
수입분유에 대해서 비싸다는 막연한 이미지가 있었는 데 급한대로 약국에서 샀을 때 4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역시나 위드맘에 비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3만원 중반 / 3캔을 한꺼번에 사면 10만원안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진짜 이 분유덕분인지 다음날부터 배앓이를 한 적은 그후로도 한 번도 없었다.
배앓이에 예민해서 분유를 더 조심히 타는 것도 있었고 트름을 하고도 20분이상을 안고 있었던 것도 있었고 배마사지를 열심히 한 것까지 여러 요인이 있었겠지만 그 중에 하나에 이 분유도 있었으리라.
3. 노발락 골드
계속 노발락 AC를 먹이기에는 해당분유는 특수분유라 개월수에 맞는 분유를 먹이는 게 좋다는 주변 소리를 듣고 또 분유를 갈아타려고 알아보다가 같은 회사에 골드가 일반 분유라서 같은회사 분유로 갈아타는 게 부담이 덜할까 싶어 바꿨다. 가격은 AC보다는 그래도 일반분유라서 더 싸긴하지만 3만원 초반대이다.
그런데 배앓이를 끝내고 나니 어느새인가 아기가 분유를 소화 못시키고 먹이는 족족 게우기 시작했다.
수입분유는 국내분유보다 입자가 커서 녹이는데에도 한참이 걸리기 때문에 혹시 또 분유탓인가 싶어 다시 서칭을 시작했다. 그리고 골드를 먹이면서 내가 한번씩 맛을 보기도 하는데 골드에서 뭔가 비릿한냄새도 맡았기에 바꾸기로 결심.
4. 앱솔루트 산양
그러다가 산양유가 좋다는 또 어느 글에 혹해서 찾아보니 모유성분과 제일 동일해서 아이에게 좋다고...
이말에 혹해 또 구매...
와...산양유는...수입분유 뺨치게 비싸다...
브랜드마다 분유라인이 몇 개 있겠지만은 산양유는 프리미엄 고급라인에 속하는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가 게우는 걸 멈추지 않는다. 먹기만 하면 걍 다 토한다...
그렇게 산야분유도 빠빠이.
5. 앱솔루트 센서티브
분유를 바꾼다는 게 엄마에게도 힘든 일이지만 아이에게도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그래서 최대한 바꾸고 싶지 않았지만 아기는 아기대로 게우고 가격은 가격대로 비싸고 마지막으로 바꿔보자 싶어서 바꾼게 같은 회사의 센서티브이다. 가수분해 단백질로 입자가 작은 단백질이라 소화흡수율을 높인다고 하는 데
이번에는 제발 효과가 있길 바라며 분유를 바꿨다.
근데 사실 이맘 때 쯤 되니 아이가 어느정도 위장도 자라서 게우는 게 좀 줄기도 했다.
배앓이 한다고 노발락 AC로 바꾼다음 바로 배앓이가 없어진 것 처럼 드라마틱하게 바로 효과가 있지는 않았다.
게우는 건 여전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는 분유를 잘 먹었다.
그리고 시간이 약인가 싶게 점점 게우는 횟수가 줄기 시작했고 어느새 이유식을 먹일 때가 와서 더 바꾸기도 뭐해 센서티브로 끝을 냈다.
그렇게 나의 분유 유목생활은 마감했다.
결국 이럴 것을 괜히 이것저것 바꾸었나 싶기도 하다.
내가 모유를 빨리 단유한 탓에 애기가 고생한 것 같기도 하고.
심란한 마음.
결국 영양학적으로 보면 국내분유던 수입분유던 잘 설계가 되어있고 이게 아기가 잘 맞느냐 인 것 같은데 나는 보다 더 좋은 분유가 있겠지 싶어 욕심을 부린 것도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많은 분유를 먹이고도 결국 아기가 게우는 걸 멈춘 것 시간이 지나고 나서였다.
그리고 게우는 걸 멈춰 기쁜마음도 잠시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되었다.